하지불안증후군 증상과 예방법
나이 들수록 여성 발병 많고 야간에 주로 통증
철분 부족 등 원인 … 따뜻한 물수건 찜질 도움

다리가 저리는 등 불쾌한 기분이 드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관절염 등으로 오인하는 수가 적지 않다. 사진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진료를 받는 장면.

5년 전부터 오른쪽 무릎과 아래 부위의 다리 통증으로 고생해 온 백모(50)씨. 때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기분이 들고 특히 자려고 누웠을 때 증상이 심해 1~2시간 다리를 주무르는 것은 예사였다. 인근 병원에서 당뇨로 인한 말초신경염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했지만 효과가 없어 다시 진단을 해 본 결과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밝혀져 치료를 받았다. 보통 관절염, 말초신경염 등으로 오인해 엉뚱한 진료과를 전전하기 쉬운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의 불쾌한 느낌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창의적 활동에 어려움을 초래해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한다.



·청소년부터 노인층까지 질환

하지불안증후군은 유병률이 10% 이상에 이를 정도로 비교적 흔하지만 아직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중년 이후 및 노인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청소년기는 물론 장년층도 드물지 않다.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유병률은 20대 1.2~3%, 30, 40대에도 6% 안팎에 이를 만큼 젊은층에서도 하지불안증후군이 올 수 있다.

또 전체적으로 여성이 9~14%로 남성의 5.4~9.4%에 비해 훨씬 높다. 중년층에서는 남녀가 비슷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여성의 발병 빈도가 더욱 높아진다.



·다리 외에 팔, 엉덩이에도 증상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 또는 누워서 쉬고 있을 때 다리에 불쾌한 감각 증상이 나타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환자들은 주로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 혈관을 타고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쑤시고 아프다, 욱신거리고 저리다 등의 불쾌함을 호소한다. 또 근질근질하거나 옥죄는 느낌, 전류가 흐르거나 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때 주위를 가볍게 걷거나 다리를 굽혔다 펴는 스트레칭, 다리 마사지 등을 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다시 반복된다.

증상은 주로 다리 쪽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발목과 장딴지, 무릎, 허벅지 또는 다리 전체에서 모두 나타나거나 엉덩이에도 생기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질병이 진행하고 있는 경우에 절반 정도의 환자는 팔에서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에서 이를 호소할 수 있다. 하지만 다리 부위가 괜찮은 상태에서 신체의 다른 부위에만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고 한다.



·수면장애 등 고통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밤에 잠이 들기 힘들어 숙면을 취하기가 쉽지 않다. 환자들은 자다가 갑자기 다리를 뻗었다가 굽히거나, 엄지발가락이나 발목을 갑작스럽게 움직이기도 한다.

대체로 이런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0.5~5초 정도 지속되며 20~40초당 1회꼴로 반복되는데 수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발생해 잠을 자지 못하게 한다. 대체로 처음 잠을 자려고 할 때 잘 나타난다.

숙면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낮 시간대에 무기력증과 피곤감, 탈진, 집중력 부족, 우울감 등 일상생활에 장애를 준다. 또 영화를 보거나 장거리 자동차나 항공기 탑승 등 오랫동안 앉아 있어야 할 때에도 불편함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증후군 중 대부분의 환자에게 해당되는 특발성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약물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증후군 중에서는 철이 부족한 철 결핍성 빈혈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이차성 증상을 일으키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항정신병 약물, 항구토제, 항멀미약, 항우울제 등의 약물들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또 음주와 흡연, 카페인 등을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아픈 부위의 따뜻한 물수건 찜질도 도움이 된다.

곽명섭 기자 kms01@busanilbo.com



# 하지불안증후군과 혼동되는 질환

일상생활 중에서 하지불안증후군과 혼동되는 질환도 적지 않다. 다리가 저린다고 모두 하지불안증후군은 아니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취할 때 신경이나 정맥, 피부 자체가 눌리며 불쾌감이 발생할 때가 있다. 이는 몸의 자세만 바꾸면 증상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증후군과 다르다.

또 정맥류, 정맥혈전증 등 혈관성 질환이 있는데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뻐근하기도 하지만 휴식 상태에서도 나타나는 증후군과 구별된다. 척추관 협착증도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협착증은 환자가 누워 있는 자세에서 똑바로 누웠을 때 통증이 심하고 옆으로 누워 다리를 굽히면 증상이 호전되고 요통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말초신경병증도 비슷하게 증상을 유발할 수 있지만 낮에도 증상이 지속되고, 움직여도 증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증후군과 구별할 수 있다. 이 밖에 아이들의 성장통도 증후군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

곽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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