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장애와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하다. 그렇다면 수면장애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조용원 계명대 동산의료원 교수와 대한 수면연구학회가 2006년 전국 21세~69세 성인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7.6%가 야간 수면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성인 4명 중 1명이 밤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셈이다. 남성(24.9%)보다는 여성(24.9%)이 높게 나타났고, 연령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유병률이 높았다.

특히 수면장애 중 하나인 불면증 환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환자 수가 2005년 21만7,957명에서 2006년 26만3,924명, 2007년 32만8,825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 들어 9월까지는 25만9,219명에 달했다.

이처럼 수면장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도 있다.

수면장애 요인 중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저산소증과 교감신경계 항진 등으로 말미암아 심장과 혈관계통의 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고혈압과 심부전, 뇌졸중의 위험성은 정상인보다 약 2.89배, 2.38배, 1.97배 정도 높지며 심근경색의 경우는 20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김광훈 서울수면클리닉 원장은 “심하지 않은 수면무호흡증도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쳐 심혈관계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식욕관련 호르몬에 영향을 주어 고칼로리의 음식 섭취량 증가와 더불어 만성 피로로 인한 활동 감소를 유도해 비만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비만은 당 대사에 나쁜 영향을 주고 인슐린에 대한 세포반응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제2형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수면부족의 심각성은 단순히 그 당사자의 건강에만 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박두흠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2006년 발표한 <수면장애의 사회적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수면장애가 치료가 가능한 질환임에도 방치하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미국은 성인의 약 25%가 수면 시 문제를 호소하고, 12.5%인 3500만 명이 수면장애로 고생한다.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은 최대 1,000억 달러다. 이는 환자의 치료와 의료서비스 비용 등 직접 비용과 수면장애로 인한 합병증, 그에 따른 사망으로 인한 간접비용을 포함한 수치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유병률이 나오진 않았지만, 10명 중 4명이 수면장애 환자로 추산되며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 약 30조 원 이상이 된다고 추정했다.

게다가 수면장애는 교통사고 등으로 이어져 큰 피해를 낳기도 한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03년~2007년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1만4,840건 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3,416건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숙면을 방해하는 수면장애는 매우 많다.

따라서 수면장애 치료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호흡장애로 진단이 될 경우는 구강구조에 대한 평가와 호흡장애의 정도에 따라 수술, 구강내장치, 지속적양압장치(CPAP)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만일 비만이 동반돼 있다면 식이조절과 운동요법을 겸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나 주기적사지운동증은 약물치료가 효과가 좋으며 필요에 따라 철분 보충을 하면 도움이 된다.

불면증은 약물치료가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내성이나 의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면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불면증의 일차적인 치료로 인지행동치료를 주로 사용한다. 약물을 최소한으로 사용하거나 약 없이 생각과 행동의 개선을 통해 불면증을 치료하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마지막으로 기면증의 경우는 뇌의 필요한 부분만을 선택적으로 자극해 낮에 깨어 있게 하는 약물을 이용하면 현저한 생활의 개선을 얻을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증상, 체질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므로 우선적으로 장기를 보강하는 처방을 하고 경우에 따라 침, 뜸, 부항요법을 병행한다. 침요법은 기의 흐름을 조절해 정신,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 뜸은 원기를 보충해주고 심신의 이완을 돕는다. 부항은 전신 피부의 기혈 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신체적 안정을 도모한다.

취침 자세도 숙면을 취하는데 중요하다.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원장은 “숙면을 위해선 몸을 옆으로 누워 무릎을 구부리고 자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심기가 더해지기 때문이다”며 “보통 하루 밤 잘 때 다섯 번 정도 돌아눕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수면클리닉 김광훈 원장은 “수면호흡장애가 있는 사람은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호흡하기에 더 편하므로 측면으로 자는 것이 좋다. 엎드려 자는 것은 폐의 확장을 방해하고 목뼈에 부담이 많이 가는 자세이므로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면시간은 유전적으로 결정이 된다. 에디슨이나 나폴레옹처럼 3-4시간의 수면을 충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인슈타인과 같이 9-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7-8시간의 수면이 권장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면시간이다. 따라서 본인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측정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핵심 수면인 5시간 30분 미만으로 잠을 줄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그렇다면, 건강한 잠을 자기위해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밤마다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아침에 잠이 깨면 바로 일어나 밝은 빛을 쬐는 것이 정신을 깨우는데 도움 된다.

둘째, 낮 시간에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에 피로가 쌓이고 신체의 이완을 돕기 때문에 빨리 잠을 이룰 수 있도록 해준다. 취침 직전에는 너무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운동자체가 자극이 돼 잠들기 힘들어진다.

셋째, 커피나 핫초코, 콜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 및 초콜릿 등을 피한다.

넷째, 낮잠은 자지 않는다.

다섯째, 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는다. 과식 자체가 자극이 돼 잠들기 힘들어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 혹은 치즈 등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

여섯째, 저녁 7시 이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면 정신적으로 흥분해서 잠들기 힘들다.

일곱 번째, 침대는 수면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쓰지 않는다. 침대에서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 등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여덟 번째, 술은 잠에서 자주 깨게 해 숙면을 방해한다.

아홉 번째, 오지 않는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마라. 잠을 자려고 노력 하게 되면 오히려 못 자면 어떻게 하나 잠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생긴다. 결국 스트레스, 각성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가 증가되고 교감신경의 흥분이 발생해 잠이 멀리 달아나 버린다. 이런 경우에는 침대에서 나와 지루한 책 등을 읽어 몸이 스스로 지루하고 졸리게 만들어 수면에 드는 것이 좋다.

열 번째, 잠을 청하거나 밤중에 깨어났을 때 시계를 보지 않는다.

열한 번째, 잠자리에 들기 1시간 전에 반신욕 혹은 뜨거운 샤워를 통해 체온을 올린다. 긴장이 풀어지고 잠이 잘 온다.

▣ 도움말
- 서울수면센타 서울수면클리닉 김광훈 원장
-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원장
- 계명대 동산의료원 조용원 교수
- 건국대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

- 코모키수면센터

출처 : http://w21.datanews.co.kr/site/datanews/DTWork.asp?itemIDT=1002910&aID=200811200917195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