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고 일어나는 것은 외부의 빛과 어둠 (일출과 일몰)과 우리 몸에 있는 생체 시계에 의해서 조절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여 년 전 프랑스 천문학자 드 마이린이란 사람은 어떤 식물의 잎이 해가 뜨면 열리고 해가 지면 닫히며, 심지어 햇빛이 안 드는 실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드 마이린은 이러한 현상을 보고 식물 내부에 시계가 있어서 그에 따라 잎이 열리고 닫히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후 수 십 년의 연구 끝에 1980년 과학자들이 쥐의 생체시계를 발견하게 되었고 곧 인간에게도 이러한 생체 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체 시계는 뇌하수체 위로 뇌의 깊숙한 중앙에 위치한 시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i)라는 신경다발 속에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교차상핵은 시상하부의 한 부분인데, 시상하부는 호르몬 분비, 음식과 물의 섭취, 체온, 감정을 조절하는 곳입니다. 이 신경 다발들은 망막(시각 영상을 전달하는 기능을 가진 안구 뒷 쪽의 신경 다발층)으로부터 대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외부로부터 빛을 받아 들이는 망막 뿐 만 아니라 다른 신경 체계와도 넓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로 시교차상핵은 수면-각성 주기, 호르몬 분비, 체온 리듬을 조절하게 됩니다. 이처럼 생체시계는 우리 몸 곳곳의 기관들에 낮 밤의 리듬을 만들고 유지하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은 낮과 밤에 해야 할 일이 다릅니다. 낮에는 주로 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서 회복을 하는데 주변 환경은 낮과 밤이 주기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시교차상핵의 생체시계는 낮과 밤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는 환경의 리듬과 우리 몸의 리듬을 일치시키고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낮 밤 변화에 따른 타이밍이 어긋나게 되면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여러 생체 반응들이 과하거나 부족해질 수 있고, 이러한 내부 리듬의 일시적 불일치는 이상은 많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