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부분은 낮에 활동하고 저녁에 휴식을 취한 뒤에 잠자리에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잠을 자기 위해 누워서 눈을 감고 있으면 점점 주변 소리가 멀어지고 정신이 아득해지고 논리적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되면서 잠에 빠지게 됩니다. 잠이 들고 난 후에는 자신의 몸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뇌는 논리적으로 반응하지 않습니다. 잠이 들고 나면 곧 깊은 잠으로 빠져들게 되고 의식이 없어지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7-8시간 뒤에 깨어납니다. 이것이 혼수상태나 죽음과 잠의 차이점입니다.
잠이란 것은 단순히 감각자극이 없어져서 의식이 없어지는 수동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대뇌의 일부 영역은 자는 동안에도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잠을 만드는 것은 뇌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며 이는 뇌뿐 만 아니라 몸 전체의 건강 유지를 담당합니다. 실제로 많은 질병이 잠의 양이 적절하지 못하거나 잠의 질이 좋지 못할 때에 발생합니다.
잠의 행동적인 특징으로는 감고 있는 눈, 누워있는 자세, 움직임의 정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저하 등이 있습니다. 생리적인 특징은 수면 시 대뇌의 전기적 활성 변화 (EEG), 근력 정도와 눈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수면 단계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잠을 잘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의 몸과 뇌가 잠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밤에 잠을 적절히 못 자면 하루 종일 졸리고 피곤하고 짜증이 나는 것을 경험해 본적이 있으실 겁니다. 연구에 따르면 잠을 못 잔 쥐들은 맥박이 빨라지고 체온이 낮아지며 체중이 급격히 줄고 피부에 궤양이 생겨 사망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사람도 잠을 오랫동안 못 자게 되면 면역 방어 체계가 무너질 뿐만 아니라 손 떨림, 눈 떨림 및 각종 반사의 둔화,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키게 됩니다. 24~48시간 이상 잠을 못 자게 되면 림프구의 수가 감소하고 백혈구의 기능이 떨어져 외부 균의 침입에 대항하는 면역능력이 감소하게 됩니다. 위에서처럼 잠은 면역 기능을 향상 시킴으로써 우리 몸을 외부 침입으로부터 방어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항상성이 있어서 항상 균형을 맞추려고 하며 잠도 마찬가지입니다. 낮 시간에 깨어 있었던 시간과 몸의 일주기 리듬의 조합으로 잠의 양과 질이 결정되게 됩니다. 우리가 잠들고 깨는 것은 이러한 잠의 항상성, 일주기 리듬 그리고 외부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서 조절되는 것입니다. 일주기 리듬이란, 낮 동안에 활동적으로 깨어있게 해주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있도록 촉진하는 일종의 생체 시계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잠이란 인지 기능의 가역적 비활성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잠은 낮에 활동하면서 소모한 에너지를 재충전하여 다음날 활동할 힘을 얻게 해줄 뿐만 아니라 기억의 저장이나 대뇌의 기능 유지를 위한 적절한 자극이 되기도 하며 체온 조절기능을 하는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적절한 수면의 양과 질의 확보가 중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