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제로 널리 알려진 `암비엔`을 먹고 자다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차를 몰았던 미국의 30대 남자가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세일즈맨인 브라이언 라일리(32)는 직장에서 퇴근, 암비엔을 다량 복용한 뒤 잠자리에 들었다가 잠옷 바람으로 일어나 집밖으로 나간 뒤 몽유 상태에서 차를 몰고 워싱턴 근교 알렉산드리아 거리로 나갔다가 한 여성을 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여성은 무릅 아래를 절단해야 했으며 수개월간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라일리의 변호인은 그의 행위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고, 운전 중 의식이 없었으며 피해자를 해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들어 형사처벌을 면케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그가 중범죄인 `도취상태의 운전`(DWI)을 한데다 이로 인해 피해자를 불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처벌해야 한다는 검찰의 기소의견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특히 만성적인 수면 장애로 암비엔을 복용해온 라일리가 사고 전 몽유병자 처럼 활동한 전력이 있고 수면제를 남용해온 점으로 볼 때 사고 개연성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기회"라고 강조했다.
라일리는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징역 6년 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그간 미국에서는 암비엔 복용이 폭식증을 유발하거나 몽유병, 들치기 등과 같은 무의식 상태의 이상 행동을 초래한다는 보고가 있었으나 이번 사건처럼 형사범죄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다.
최근에는 패트릭 케네디(민주. 로드 아일랜드) 상원의원이 암비엔을 먹고 운전을 하다 의사당 부근 가드레일을 들이 받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위스콘신대 위생 실험실의 패트릭 하딩 독극물 과장은 암비엔을 복용하고 운전을 한 187명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그들은 마치 `좀비` 처럼 행동하면서 엉뚱한 방 향으로 운전을 하거나 갑자기 차를 세워 차량 흐름을 막기도 한다"고 말했다.
